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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e&comics

Rick and Morty- Race War!

Race War!(Rick and Morty-Season2 Episode 3: Auto Erotic Assimilation)

릭 앤 모티 시즌 2 3화: Auto Erotic Assmilation의 한 씬.

릭의 전여자친구가 다스리는 행성에서 평평한 동심원 젖꼭지(flat concentric nipple) 인종과 원뿔 젖꼭지(cone nipple) 인종 간의 전쟁이 벌어진다. 젖꼭지의 모양 때문에 서로를 패죽이는 모습이 웃긴 씬이다. 

 

왜 저 장면이 웃길까? 젖꼭지 모양 때문에 전쟁을 벌인다는 발상이 웃기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는 젖꼭지의 모양을 전쟁을 벌일 이유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생각지도 못한 이유로 사건이 전개되는 것이 웃음을 만들어내는 한 가지 이유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멋있게 걸어가는 사람의 가발이 바람에 날아갈 때, 그 사건이 웃기다고 생각한다. 멋있게 걸어가는 사람을 보며 우리는 그 다음 장면에 그 사람의 가발이 바람에 날아가버릴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젖꼭지 모양을 전쟁을 벌이는 이유로 생각하지 않는다. 젖꼭지 모양으로 누군가 싸운다면, 그것은 우스운, 바보같은 그래서 웃음을 만들어 낼 일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젖꼭지 모양 때문에 싸우는 것을 보고 웃는 사람들이 사는 우리 세계는 피부의 색깔을 가지고 싸우는 세계이다. 피부 색깔의 밝기로 사람의 우열을 나눈다. 젖꼭지의 모양으로 사람의 우열을 나누는 것보다 딱히 덜 우습지 않은 모습이다. 우리가 젖꼭지 모양으로 싸우는 세계를 보고 바보 같다고 웃는 것처럼 젖꼭지 모양으로 싸우는 세계에서는 피부 색의
밝기를 가지고 싸우는 우리 세계를 보고 바보 같다고 웃을 것이다. 그들에게 피부색은 중요하지 않으니까(영상에 나오는 모든 외계인의 피부는 파란색이고 릭과 써머에게도 피부색을 묻지 않는다. 젖꼭지 모양만 물을 뿐).

릭앤모티의 많은 에피소드는 그 에피소드의 내용을 곱씹게 만든다. 이 에피소드도 그렇다. (당연하게도) 우리의 인종 싸움이 바보 같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젖꼭지 모양으로 싸우는 것만큼이나 우스운 일이라고 생각하니 세상을 보는 시각이 새로워진다. 세상사가 웃길 정도로 바보같은 이들에 의해서, 아주 진지하게 싸우며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비위가 상하고 가소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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